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삶의의미
- 류보백화점
- 롤드컵굿즈
- 국제거리
- 테헤란의죽음
- 서피스
- 로고테라피
- 롤드컵
- 중국어
- 리치몬드나하호텔
- 죽음의수용소에서
- 서피스프로4
- 지하철유실물센터
- 오데코롱민트
- 빅터프랭클
- 엄마아빠
- 가챠
- 대흥역
- 애플민트
- 오키니와
- 분갈이
- 하스스톤
- 복습
- 월수금
- 소녀전선
- 롤드컵 티버
- 뽑기
- 롤드컵 티버 인형
- 2017롤드컵
- 포켓몬센터
- Today
- Total
엎드려서 쓰는 블로그
걸어도 걸어도 본문
◎ 작성일 : 2014. 02. 08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고 숨진 장남 준페이의 기일이다. 무뚝뚝하고 고집 센 아버지와 나긋나긋하지만 말마다 뼈가 있는 어머니의 집에 딸네 식구들과, 남편과 사별한, 애 딸린 여자를 아내로 맞은 차남네 식구들이 모여든다.
내 마음에 남는 두 사람은 엄마와 유츠시다. 자식을 먼저 보낸 엄마와 아빠를 먼저 보낸 아들.
아빠를 잃고 료타를 새 아빠로 갖게 된 유츠시.
유츠시는 아빠에 관한 걸 그다지 기억하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죽은 토끼에게 편질 쓰자던 친구의 말을 비웃던 어린 남자아이는, 허공에다 대고 돌아가신 아빠에게 고백한다. 아빠와 함께 잡았던 나비를 보았다고, 아빠처럼 피아노 조율사가 되고 싶다고. 나비 기억 나느냐 묻던 엄마에겐 기억 안 난다고 대꾸하고, 음악 선생님이 좋아서 피아노 조율사가 되고 싶다고 할아버지께 말씀 드렸던 것과는 달리 유츠시는 아빠에 대한 마음을 자기 속에다만 감춰두고 있었다. 죽은 사람에 대한 마음을 품어봤자 소용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날아든 나비를 보고 준페이라 부르며 간절하게 손을 뻗던 할머니의 모습을 보기 전 까지는.
엄마가 아빠에게 비밀로 했던 노래, 요시오 군을 10년째 오게 한 이유, 유츠시가 피아노 조율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 가장 가까운 가족이지만, 가깝기 때문에 말할 수 없는 것들. 말하기 어려운 것들.
유츠시는 아마 피아노 조율사가 되고나서도 어린 시절 음악 선생님을 사모하여 꿈을 품게 되었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깊은 밤엔 아빠에게 말을 걸며 조금쯤 흐느낄 지도 모른다.
'Insight >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머나먼 다리 A Bridge Too Far (0) | 2017.06.03 |
---|---|
국화와 칼 - 루스 베네딕트 (0) | 2017.06.02 |
공군력을 통한 승리 Victory through air power (0) | 2017.06.02 |
큐어 (0) | 2017.06.02 |
레마겐의 철교 (0) | 2017.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