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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서 쓰는 블로그
지푸라기 섞인 마른 진흙이 경운기 틀틀 대는 통에 툭툭 부서져 떨어지고 마는, 그런 시골길 한 구석에 턱 하니 주저앉은 채 있는 듯한 기분. 그러다 갑자기 벌러덩 드러누워 별반 맑지도 흐리지도 않은 하늘 멀뚱멀뚱 바라보는 기분. 바람이라도 슬쩍 분다면 더 좋겠다, 머리는 단발이어서 끝이 볼을 간질이고. 조금 따끔따끔하면 더 좋을테고. 손으로 탁탁 털면 흙먼지가 일 것만 같이 옛스러우면서, 더러는 퀴퀴한 냄새까지도 날 법하게 삶을 담아두고서, 그러고도 문학적인 품위와 아름다움으로 한껏 치장한 것이 어색하지 않고 도리어 썩 괜찮은, 천재 시인의 고아한 시. 어쩜 홍시가 톡 땅에 떨어진 소리를 듣고서도 아니고 떨어지는 사이에 마음이 쏠려 굴러가버리다니! 하지만 당연하지, 홍시가 땅에 떨어져버리면 터져 못 ..
金은 블라인드를 내린다, 무엇인가 생각해야 한다, 나는 침묵이 두렵다 침묵은 그러나 얼마간 믿음직한 수표인가 내 나이를 지나간 사람들이 내게 그걸 가르쳤다 김은 주저앉는다, 어쩔 수 없이 이곳에 한 번 꽂히면 어떤 건물도 도시를 빠져나가지 못했다 김은 중얼거린다, 이곳에는 죽음도 살지 못한다 나는 오래 전부터 그것과 섞였다, 습관은 아교처럼 안전하다 김은 비스듬히 몸을 기울여본다, 쏟아질 그 무엇이 남아있다는 듯이 그러나 물을 끝없이 갈아주어도 저 꽃은 죽고 말 것이다, 빵 껍데기처럼 김은 상체를 구부린다, 빵 부스러기처럼 내겐 얼마나 사건이 많았던가, 콘크리트처럼 나는 잘 참아왔다 그러나 경험 따위는 자랑하지 말게 그가 텅텅 울린다, 여보게 놀라지 말게, 아까부터 줄곧 자네 뒤쪽에 앉아있었네 김은 약간..
◎ 작성일 : 2013. 04. 03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시의 정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들 중에서도 으뜸이다. (비문이란 걸 알지만 어쩔 수가 없다.) 그러나 외국어로 된 시인지라 역자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게 번역되었다. . 시의 정의 - 「나의 누이 나의 삶」 / 박형규 옮김 / 열린책들 (절판됨) 그것은 급격히 채워진 휘파람 소리, 그것은 짓눌린 얼음조각 튀는 소리, 그것은 잎사귀를 얼리는 밤, 그것은 두 마리 꾀꼬리의 결투. 그것은 달콤한 쭈그러진 완두, 그것은 콩꼬투리 속의 우주의 눈물, 그것은 보면대(譜面臺)와 플루트에서 피가로가 우박처럼 화단 위에 떨어지는 것. 밤이 깊은 목욕탕의 물 밑에서 꼭 찾아내어 떠는 축축한 손바닥으로 새장까지 별을 날라야 하는 모든 것. 물 속의 널판지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