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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서 쓰는 블로그
자기 앞의 생 - 에밀 아자르 본문
수직선을 그어놓으면, 내 시간은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진행되는 느낌인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특히 나이를 먹은 사람들의 시간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점점 깎여나가는 듯이 체감된다. 지금은 나란히 평행을 이루며 같은 시간 속의 점으로 존재하지만, 언젠가 서로의 간격이 좁혀져 0이 되고 마는 날이 오면. 나는 어떻게 될까?
예전에, 죽은 남편의 시신을 거실에 두고 매일 소독솜으로 닦아가며 살았다는 어느 부인의 뉴스를 보았던 적이 있었다. 다정하고 자상한, 사랑하는 남편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그 아내가 어찌나 정성을 다했는지 시신이 부패하기는커녕 깨끗이 보존되어 있었다지. 난 기괴하다는 느낌이 전혀 안 들었고 단지 너무 슬프기만 했다.
죽은 아줌마를 앉혀놓은 지하실에서, 부패해가는 얼굴에 분칠을 해주고 촛불을 보살피며 누워잤던 외로운 모모... 지금보다 더 어렸을 적 내 곁에도 모모가 한 사람 있었다. 그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되면 꼭 끌어안아주고 싶다. 충분히 성숙하지 못해서, 충분히 마음의 크기가 넓지 못해서, 너의 아픔과 슬픔을 샐 틈 없이 쓸어담아 다독여주지 못했었다고. 그 마음이 오죽했을까 싶어 부끄럽고 미안한 감정이, 기억이 흐려질수록 오히려 더욱 선명해져간다.
사랑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 좋아한다 말하고 표현하는 것이 왜 이다지도 쑥스러운지. 내 눈금이 다 하기 전 아쉬움에 눈물 흘리지 않도록, 만지면 뜨거우리만큼 진실되고 솔직하게 마음을 전하면서 이 하루 하루를 소중히 살아가야겠다. 이 지루하고 따분한 블로그에까지 발걸음해서 내 글자들을 무심히 읽어주는 당신에게도, 응, 고맙다는 말을 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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